전직 두 대통령 수감에 대한 단상

전직 두 대통령 수감에 대한 단상

전직 두 대통령 수감에 대한 단상

오늘 이명박이 구속되었다.
이제라고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가진 자에게 지나치게 관대했고, 
없는 자에게는 가혹하리만큼 잔혹했다. 
복잡한 정치 역학과 어려운 경제 용어를 
바로 소화시켜버릴 힘도 여유도 없는 자들에조차
전직 두 대통령의 비리는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증거는 충분했다. 
직접적인 피해자들의 한 맺힌 설움에서부터, 법리 전문가, 
국회의원과 시사평론가들의 합리적인 의심, 
심지어 누구라도 헐뜯기 좋아하는 염세적인 서민들의 욕지거리에까지….
넘치면 넘쳤지 모자라지 않았다. 
내 감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본격적인 ‘수저론’이 나타나기 시작한 때가 
바로 저 두 정권이 들어서면서였던 듯하다. 
수저론의 정신에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가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은 저 정신을 누구보다 잘 보여주었다. 
어떤 길을 걸어왔든지, 어떤 삶의 자세로 살아왔든지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서울만 가면 된다. 
이 시대에서 서울을 가장 빠르게, 또 잘 갈 수 있는 방법은 돈이다. 
가진 자들은 이제 기어갈 방법도 막아버리고, 
수지타산 맞지 않는 무궁화호 같은 열차는 배차하려 하지 않는다. 
사실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말은 정답이다. 
“능력(돈) 없으면 너네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다.”
엄청 무식하리라는 나의 예상과 반대로 그녀는 무척 똑똑했다.
시대정신을 정확히 읽어냈다. 
돈이 실력인 시대. 
부모의 재산이 실력인 시대. 
박근혜가 구속되었을 때만 해도 나는 사실 이명박에 대한 기대는 하지 못했다. 
오히려 종말론적인 기대로 스스로 위안을 삼았던 것 같다. 
어쨌든 하나님은 죽은 자 모두를 다시 깨우시니까…
하나님은 성도만 깨우는 것이 아니라 일단 죽은 자를 모두 다시 살리신다. 
그것은 우리를 ‘심판’이라고 부른다. 
그래야 하나님의 공평에 적합하다. 
이 땅에는 불의한 자가 편안히 잠드는 경우가 너무 많다. 
하나님이 죽은 자를 깨우는 것은 이 땅에서 미루신 정의의 집행이자
공정한 자신의 성품을 만천하에 알리는 공표이다. 
나는 이명박도 그렇게 편히 인생을 마감할 줄 알았다. 
그러나 하나님은 기대보다 큰 소망의 전조로 신자들에게 힘을 주신다. 
이제는 최소한의 눈치도 보지 않고 아예 대놓고 수저론을 말하는 
그 잘난(부모가) 젊은이들로 인해
스스로 잔뜩 기죽어 있는 못난(돈 없는) 젊은이들에게 
하나님은 소망을 보여 주셨다. 
비록 온전하지는 않지만 이 땅은 여전히 하나님의 손아귀 아래 있다는 사실을….
버림 받은 듯한 이 땅은 아직 버림 받지 않았고, 
소망 없는 듯한 이 땅에는 아직 소망이 있음을 보여주는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이란 하나님의 선물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 
오늘 밤에는 축배를 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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